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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Musical Instrument

St. Bless 턴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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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수십만원돈한다.. 국내 재고가 얼마 없으니.. 라디오나 CD, SD카드, USB등을 지원하는데 아마 조금씩 다를 것이다. 프랑스나 영국등 유럽에서는 아직도 수만대단위로 팔리지만 국내에서는 이제 아마 구하기 힘들 것이다.




처음으로 미개봉 LP를 뜯어보았다. "내일은 늦으리" 동생이 다운받아놓은 씨엔블루의 mp3파일들을 보며 명백한 예술적가치의 퇴보에 한숨을 돌려본다. 처음으로 LP대신 CD라는 대체물이 나왔을 때, 사람들은 모두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LP나 카세트테이프 보다 편리하고, 선명도가 좋으며 영구적이고 수록시간 또한 길어진 이 매체. MP3가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그 편리함에 환호 하였고, 음악 생산자들은 자신의 음악을 알릴 수 있는 또 하나의 매체에 대하여 등정적인 시선을 보내왔다. 하지만.. 이미 썩어가던 음악계에 무한적인 복제가 가능한 mp3는 음악시장에 마지막 한 타를 보내었으며, 음악콘텐츠를 소중히 여기는 것을 모두 잃어버렸다.

그들은 어줍잖은 '해커정신'과 '카피레프트'를 외치며 그들을 더럽혔고, 자신들의 의사에 따라 복사하고, 변형시키고, 심지어 중간에 끊을 수도 있는 이 매체는 사람들에게 그 콘텐츠를 위할 시간을 빼앗았으며, 소중한 음악을 소중히 여기며 들을 '준비'를 하는, 그를 끝까지 감상하는 태도를 잃어버렸다.

이제 내 다음세대는 직접 판을 사와 포장을 뜯고, 턴테이블을 켜고, 바늘을 조심스레 얹는 행위는 경험하지 못 할 것이다. 아니, 일단 내가 턴테이블이 있고 그것을 다루며 아직도 미 개봉 LP를 뜯는다는 것도 신기한일이다.

LP를 사며 가장 처음 느낀 점은 작아진 CD와 달리 케이스 자체 또한 예술로 승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특히나 서태지와 아이들 2집, 넥스트2집, 산울림1집, 봄여름가을겨울2집.. 그리고 당신과 ‘하얀 상처’, ‘가슴이 떨려’가 수록 되었던 김정수의 판을 처음 손에 쥐던 날 난 CD로 가지고 있는 음반이라고 하더라도 참 새로운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이 케이스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를 인정할 수 밖에 없던 그 판들. 그 판에서 비닐사이의 판을 조심스레 꺼내, 안경닦이로 조심스레 닦아주고 살짝이라도 긁힐라 바늘을 조심스레 얹던 그 순간을 난 잊지 못할 것이다. 치지직거리는 소리와 공백을 넘어 들리던 그 곡들에게는 떨레이는 새로움이 있었으며, 혹여나 바늘이 튈까 두려워 조마조마하며 살펴보던 애정이 있었다.

그리고 또한 이따금 바늘에 긁혀, 무언가를 잘못만지어 끊기거나 템포가 살짞 변하던가.. 치직거리는소리가 나오며 난 또 하나의 작품이 내 손에서 변해감에대한.. 내 손안에있는 또 하나의 작품을 느끼며.

(난 절대로 넥스트 1집 판 대충 꺼내고 서태지와 아이들 마지막축제 듣다가 그 위에 올려놓았던 핸드폰의 진동 때문에 생긴 상처라고 말하지 않겠다ㅠㅠ.)

가장 인상 깊게 들었던 곡은 신해철 2집 my self에 수록되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 재즈카페이다. 그 곡은 최근에 나온 신해철의 재즈앨범에 수록되어있기도 한데, 해처리 횽아가 담배를 많이 피신건가 이제 나이 좀 드셔서 그런 건가 꽃미남아이돌이미지를 벗어나서인가 보컬파트 또한 다른 느낌이었으며, 그 음감 자체의 차이에서 또한 LP와 CD의 차이를 느껴갔다.

그리고.. 서태지의 '너에게'를 LP로 처음 듣던 순간을 난 아직 기억한다. 그날은 인터넷에서 소위 '득템'을 한 날이었다. 사실 서태지와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판이 과잉으로 풀렸고, 그 풀린 판을 그 당시에는 모두 들을 수 있었으나 현재는 턴테이블이 멀쩡한 집이 없기에 1~2천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물론 난 온, 오프에서 상당한 노가다를 요한다고 말하지 않았따!!)

단돈 2천원. 이게 과연 보관비나 나왔을까?

조심스레 판을 꺼내 새 비닐을 덮어주며 아직도 이걸 찾는 사람이 있어 아직도 가게 문을 못 닫겠다던 아저씨(라고 쓰고 할배라 읽는다)의 훈훈한 표정을 기억하며 집에 와 목욕재계하고 바늘을 얹던 그 순간. 난 왜 서태지와 아이들 2집에서 하여가와 너에게 를 꼽아야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 당시 LP는 양면에 곡들이 수록되어있으며, 주제곡들은 각 면의 가장 첫 부분에 실려 있었는데 그는 바늘을 얹기 편하게 하기 위함이다. 물론, 그러한 룰을 무시하고 Intro를 넣으며 앨범 전체의 가치를 부각시키는이를 난 애증한다.

글쎄.. 오래된 곡들의 곡 순서에 대해 한 가지 깨우쳤다고나 할까? 서태지와 아이들 1집의 곡 배치에 대하여 상당히 만족하는 본인인데, 판을 2개로 나누어 들어야함은 그 곡배치를 더더욱 세워 주었으며, 난 이러한 점을 참고하여 내가 생각하던 옛 음반들의 곡 배치에 대해 다시 끔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너에게는 너무도 아름다웠다. 또한 적나라한 음반에 비하여 귀에 착착 감기는 그 음감은, 음향전문가라는 작자들이 따지는 것보다 내 마음을 더욱 적셔주었다.

오늘은.. 임재범 데뷔기의 시나위의 ‘크게 라디오를 켜고’를 들어볼까?

자.. 물론 그것이 소비자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소비자들은 분명 자신이 선호하는 것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음악가들을 지금까지 너무도 앨범만을 고집했고, 지금은 너무도 싱글만을 고집하고 있다. 그렇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앨범의 전곡이 회자되는 가수가 누가 있던가? 서태지?

그것은 서태지 팬들이 유별나서라고 하기 이전에 앨범의 모든곡에 신경쓰지 않는 가수들에게도 문제가 있을 것이다. 한곡에만 집중해서 히트치는 것이 그들에게 유리할 테니까. 하지만 그런 태도가 지금과 같은 불법다운로드와 냉소를 가져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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